아버지의 유해환경 노출로 인한 태아산재, 법적 한계와 개정 필요성

유전성 기형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의 아버지가 직장에서 유해환경에 노출된 것이 원인이라며 태아산재를 신청한 사건에서, 처음으로 아버지의 업무 환경과 자녀 질병의 관련성이 인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산재 급여는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사건의 전말과 현행 산재보험법의 문제점, 그리고 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배경

200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정 모 씨는 LCD 생산공정에서 일해왔습니다. 그는 안전 보호구 없이 독성 물질을 다뤘다고 증언합니다. "먼지를 청소하기 위해서 약품을 쓰는데 구토 증세도 좀 있었고…"라는 그의 말에서 당시 작업 환경의 위험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차지증후군 진단

정 씨의 아들은 2008년에 태어났고, 2011년 눈과 귀, 심장 등에 유전성 기형이 나타나는 '차지증후군'을 진단받았습니다. 이는 유전적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합니다.

태아산재 신청과 인정

정 씨는 2021년 12월에 '태아 산재'를 신청했고, 2년 반 만에 업무와 자녀 질병 간의 관련성, 즉 '업무 관련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의 업무와 태아 질병 사이의 인과 관계가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정 씨 아들의 질병이 유전자 이상으로 나타났고, 이는 '부계 쪽' 생식세포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산재 급여의 불인정

그러나 정 씨의 산재 급여 신청은 최종적으로 승인되지 않았습니다. 현행 산재보험법상 태아 산재는 '임신 중인 근로자', 즉 여성에 대해서만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법의 사각지대로, 아버지의 업무 환경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법 개정의 필요성

정 씨는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에 대해서도 태아 산재가 인정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는 현행 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아버지의 업무 환경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반영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행 산재보험법은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 대해서만 태아 산재를 인정하고 있어, 유해환경에 노출된 아버지의 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아버지의 업무 환경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간과한 결과로, 법 개정이 시급히 필요합니다.

결론

유전성 기형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의 아버지가 직장에서 유해환경에 노출된 것이 원인이라며 태아산재를 신청한 이번 사건은, 현행 산재보험법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냈습니다. 아버지의 업무 환경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산재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모든 근로자가 공정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